여행을
2021. 2. 2. 13:24느슨한글
가고 싶네.
전날 밤에 짐 하나도 안쌌다며 동행에게 투덜거리다가 아침 비행기라서 밤 꼴딱 새고 한시간 만에 짐 챙겨서 아빠 차 타고 공항 가고 싶네. 공항 좀 안다면서 카운터랑 가장 가까운 출구 내려서 캐리어에 안들어가는 짐 어깨에 이고 지고 한 가득 손에 들고서 카운터 가서 줄서고 싶네. 친구한테 언제 오냐고 재촉하는 카톡하다가 차례 다 되면 같이 짐 부치고 승무원 분이 수화물에 문제 있을 수 있으니 핸드폰 번호 적으시고 5분간 옆에서 대기 하시다가 들어가 주세요, 하는 말 다 지켜서 5분 동안 기다리면서 친구랑 들어가서 뭘 먹을지 아니면 여기 4층 식당가에서 밥을 먹을지, 어디어디로 들어가면 직원 식당이 있는데 거기서 동편 밥이 맛있네 서편 밥이 맛있네 그런소리 하다가 네이버에 출국장 정보 검색해서 원활. 써있는 출구로 들어가서, 아니다. 탑승구랑 제일 가까운 데로 들어가서 사람 많다고 투덜거리면서 줄서고 싶네. 겉옷을 벗네 마네, 괜히 또 여행갈때 전자기기 한보따리 들고 타서 전자기기는 다른 바구니에 넣느라 또 고생하고... 출국 도장 찍는 거 좋아하는데 이제는 그것도 안찍어주니까 그냥 자동출입국심사 받아야지. 루이비통 건너편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3층 가서 아시아나 라운지가 아닌 반대편 쪽 면세점 모여있는데서 면세품 수령해야지. 뒤에 중국인 구매상들이 바닥에 앉아 미친듯이 포장을 뜯고 있는 소리를 배경 삼아 가장 최단 루트로 내려와서 어딘가 인터넷에서 받은 면세품 30달러 이상 사면 10달러 할인 쿠폰(주류, 담배)을 들고 한국에서 안판다는 피아니시모랑 칭구들이 피는 담배를 하나 사서 돌아가면 뿌리겠다고 카톡방에 유세 좀 떨고...비행기 시간 남았으면 라운지 가서 캔음료 하나 따서 마시고...조용조용히 (하지만 절대 조용히가 안됨) 면세품 받은 거 정리하다가 허겁지겁 비행기 타러 가야지....
아직 비행기도 안탔는데... 길어서 하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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