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나서 반가운 일

뿌셔뿌셔 2020. 9. 26. 01:00

느슨한글


인스타그램에서 유행하는 챌린지 중 ‘알라챌린지’가 있다. 작성자가 알라챌린지를 올리고 지인이 온점을 찍어 반응하면 그사람에 대한 평소의 생각을 써주는 방식이다.

보다 쉬운 설명



전부터 지인들의 알라 챌린지 스토리를 많이 봐왔지만 난 다른 사람들이 나를 보는 시선이 그닥 궁금치 않아서(?) 온점을 찍지 않았다. 최근 금빼미가 첫인상 글을 적어준 게 흥미로워서 이미 나의 첫인상에 대해 스토리 설문했던 적이 있기에 더더욱. 코로나19로 유행했던 빙고 챌린지엔 누구보다 진심이었지만 알라 챌린지는 이렇게 미참여로 끝나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던 차에 지인 한 명이 내게 알라 챌린지 잘 할 것 같다며 올려보라 추천했다. 음.. 점 찍는 건 몰라도 직접 적는 건 생각해보지 않았다. 뜻밖의 제의.. 나에게 이런 걸 권하는 것도 신기해서 한 번 올려봤다. 본계정은 부담스러워서 달리기 부계정으로 올렸는데 지인 9명이 온점을 찍어줬다. 역시 SNS 최고의 공포는 무관심인데 9개의 관심이 고마웠다. 내 생각을 듣고파하는 것도 고마웠다.

아이패드로 메모장을 열어 삐뚤빼뚤 손글씨로 내 생각을 적어 올렸다. 9명은 모두 다른 특징으로 나에게 대단한 사람들이었다. 쓰고보니 알라 챌린지의 알라는 ‘너를 알라’가 아니라 ‘스스로 주변 사람들을 제대로 알아보라’는 의미도 되겠다. 그냥 재밌는, 좋은 사람에 구체적인 설명과 느낌이 덧대어진다. 끄적이면서 생각하게 됐다. 마주하면 즐거운 사람들.

쭉 쓰고 올린 것을 다시 읽어보니 한 친구에게 쓴 알라의 끝맺음이 인상깊었다.

“내 삶에서 당신을 만난게 뭐랄까.. 참 반가운 일이랍니다.”
챌린지를 하며 만남의 즐거움을 떠올렸더니 평소엔 별 의미없이 쓰던 반갑단 표현이 진심담아 진하게 쓰였다.
이런 식으로 돌이켜보면 정말 반가운 그런 사람들이 많다. 🎤인연이라고 ~~~~~ 하~~~ 죠~~~~~~~🎤

나서 갑습니다. 탁드립니다.

'느슨한글'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실 이 모든 것은 핑계  (6) 2020.09.30
역향유괴를 읽고  (1) 2020.09.29
5 why로부터  (3) 2020.09.24
B 이야기  (6) 2020.09.23
요즘 가끔 되새겼던 문장들  (5) 2020.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