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매듭짓기 #06

hyertz 2020. 12. 6. 18:39

느슨한글


어느새 반이나 지나가버린 한 해를 돌아보며 언제나처럼 허탈함과 조급함을 느꼈던 6월이다. 마음을 다잡으며 하반기 목표를 새로 써내려갔더랬다. 5월 내내 나를 잠식했던 우울이 마치 6월 더위에 눈녹듯 사라진 것 같았다.


최강섭이 입대한지 7개월만에 첫 휴가를 나왔다. 맘에 안드는 구석이 한두 군데가 아닌 놈이지만 그래도 집에 하나뿐인 남자라고 같이 있으면 묘하게 의지가 된다. 내 인생에 다신 없을 애증의 관계. 최강섭이 꼬드겨서 메이플을 시작한 것도 딱 이맘때쯤이다. 나더러 오래 게임할 자신 있냐며 하여튼 엄청나게 떠보더니 정작 게임을 시작하니까 단 한번도 같이 놀아주지 않았다. (개*끼..) 그렇게 시작한 메이플을 아직도 꾸역꾸역 하고 있다. 매일 출석 체크만 하고 꺼버려서 이걸 한다고 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남 일 같았던 재택근무가 나에게 찾아온 것도 이맘때 쯤이다. 맥북에서 그룹웨어가 안 된다는 핑계로 행정실 노트북을 훔쳐와 잘도 게임을 했다. 재택 근무란 계륵같다. 남이 하는 걸 보면 부러워서 미치겠는데 막상 내가 하면 답답하고 집중도 안 되고, 차라리 출근 하는 게 낫겠는데? 싶은 말도 안되는 생각까지 든다. 하지만 행정실 업무라는 게 대면 업무가 많아 이렇게 답답한 게 아닐지, 재택근무가 보편적인 직종으로 옮기게 되면 좀 괜찮지 않을지, 그런 생각을 하며 "그래도 재택근무가 최고"라는 의견에 힘을 실어주고 싶다. (그러니까 재택 좀 더 시켜줘라.. 건대놈들아..)